"언제 여기까지 왔어?"
| 카나리아 베레니스 / Canaria Berenice |
160cm / 49kg / 여성 / 베일름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상아색의 긴 머리. 예전보다 더 길어서는 무릎까지 내려왔다. 바람에 휘날릴 때면 아름답게도 보였지만 가만히 있을 땐 부스스하다는 이미지가 돋보였다. 챙겨놓고 잊어버리는 것인지 더는 붉은 리본으로 머리카락을 묶지 않았다.
순하게 내려간 눈매에 기다란 속눈썹, 그 아래 여전히 루비같이 반짝이는 눈이 자리해 있지만 축 처지게 느껴져 피곤해 보였다.
단정하지 않다고 하기도 모호했지만, 단정하다고 평가하기에는 품이 큰 재킷을 입지 않고 어깨에 걸친 채 돌아다녔다. 나른한 분위기에 부스스한 행색이 꼭 자다 나온 사람 같기도 하다. 직접 걷는 것도, 밖에 나오는 일도 적어 이제 보이는 상처가 없었다.
| 이능력 |
알펜
다루는 주 속성은 바람으로, 아이가 다루는 바람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따스했다.
범용성 좋은 능력으로 평소 자주 사용했기 때문에 바람과 한 몸인 듯 다루는 능력은 탁월했다.
| 스킬 |
명령어 : 아픈 건 싫어
분류 : 방어
사용 마력 : 순수 마력 / 위력 : 4 / 종류 : 범위(2)
평화주의자 그 아이. 강한 바람을 보내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 전부인 별거없는 스킬이다.
| 성격 |
[ 고요한 / 지친 / 온화한 ]
말로 꺼내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편으로, 대답 대신 고갯짓 같은 거로 의사 표현하는 일이 잦았다. 분위기는 예전과 조금 달라졌을지 몰라도,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여전했기에 답답한 것을 못 참는 이에게 미움받는 것도 변함없었다.
언제나 시선을 내리깔고, 반쯤 내려간 눈꺼풀 아래로는 졸음이 보였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정말 잠이 들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는 했다. 덕분에 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맹해져서는 반응이 한참 느렸다.
자상하고 온화한 모습은 그대로였다. 전 같은 활기는 기대하기 어려웠으나 여전히 주변 사람을 아낄 줄 알았으며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화를 내는 일도 없었다. 마치 이렇게 말하고 나면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 기타&특징 |
카나리아 베레니스
약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모두 계시며 외동인 관계로 꽤 애지중지 자란 편이다.
본래 수도 가까이 거주했다는 것 같으나 아이가 아프고 나서는 건강을 염려한 부모가 큰마음을 먹고 변두리로 이사 왔다고 한다. 친모인 베레니스는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였고, 친부는 유명한 악사인 듯. 이 가정을 지나다 보면 가끔 들려오는 악기 소리가 행인들의 발목을 잡는다고도 한다.
생일
7월 18일.
뜨거운 여름에 태어났다. 듣기로는 당시 집안에 온갖 악재가 들이닥쳐 출산이 어려울 뻔했으나 다행히도 무사히 태어나 이렇게 아카데미까지 오게 되었다. 덕분에 아이는 집안에서 소중한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상태
자세한 말은 하지 않지만, 아이의 몸이 안 좋은 것은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듣기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이 있다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말을 할 때 잦은 기침을 볼 수 있었다. 악화되었는지 병원 출입 빈도가 잦아진 듯하다. 넋을 놓는 것은 여전했으나 보이는 곳에 더이상 반창고 같은 것은 없었다. 애초에 밖으로 나오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능력
처음 자신에게 있는 능력의 존재를 알아챈 것은 6살이 끝나갈 무렵 어느 밤이었다. 집에만 있어 갑갑해 할 아이를 배려해 아이의 방에는 한쪽 면이 모두 바깥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통유리였고, 그 구석에는 작게 열 수 있는 창이 나 있었다. 아이는 이를 통해 바깥을 선망하듯 내다보며 생각했을 뿐이었다. 잘하면 이걸 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몸이 안 좋은 아이가 뛰어내리기엔 너무 높았고, 금방 생각을 접으려던 찰나 몸이 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감싸는 부드러운 바람. 이것이 첫 각성이었다. 너무나도 신기한 나머지 나간다는 걸 깜빡해 탈출에 실패했다고.
특기
발레와 음악에 재능이 있다. 쉽게 따라 하고 빨리 익혀 아이를 가르치던 스승은 계속 가르칠 수 없는 것에 아쉬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발레도 노래도 하지 않은지 시간이 조금 흘렀다. 숲에서는 더 이상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모양. 보는 사람까지 기운 빠질 정도에다가 말을 제대로 끝맺지 않은 일이 허다해 목소리 듣는 것도 어려워졌다.
취미
책을 읽기보다 무언가를 쓰고 있는지 항상 손에는 작은 공책이 들려있었다. 내용물은 엄비. 물어보아도 딱히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도서관에서는 가끔 만날 수 있었다. 책을 빌리러 가는 횟수조차 줄어든 것 같다.
좋아하는 것
비밀장소.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비밀장소를 만들어 한 번 들어가면 한참 있다 나오고는 했다. 이것이 어디에 있는지 밝힌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듯. 아무리 아카데미가 넓다지만 정말 들킨 적 없을까? 본인 말로는 그렇다고 한다.
여전히 포근한 향을 좋아하는지 아이에게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은 항상 달랐지만 언제나 따스한 기분이 드는 향이 났다. 주로 꽃이나 자연과 가까운 향을 선호하는 듯. 아이와 지낸 시간이 오래된 이제는 다 한 번씩은 맡아본 향이었다.
싫어하는 것
언성 높이는 사람. 무서워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거리를 두는 것은 상대방에게도 확실히 느껴질 정도였다.
그 외
5학년 방학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친구들과 로의 집에 방문한 이후, 쭉 집에 돌아가지 않고 아카데미에 남아있었다.
| 관계 |
아르투르 타이스
7살에 운명처럼 생긴 첫 친구. 첫 만남은 림쉬르에 의해 무서울 정도로 불어난 물에 빠진 아르투르를 구해준 것이 계기였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함께 림쉬르 기간을 보낸 둘은 부쩍 친해져 주기적으로 편지를 주고받았고 가장 친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 오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르투르에게서 소식이 끊겼고, 다시 만난 둘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예전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